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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온 국민이 깊은 슬픔에 잠겨있는 지금 북한발 '핵실험' 뉴스는 진짜 핵폭탄급 파장을 낳았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해 외교전문가의 분석은 "왜 하필 이때인가?"라는 일반적 국민 정서와는 많이 다르다. 북한은 '마이웨이'를 외치며 자신이 설정한 프로그램대로 움직일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반도에 공존하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선택이 '무례와 위협'으로만 다가온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이 있은지 2년 반이 흘렀다. 2007년 2.13합의와 10.4남북공동선언으로 북한은 6자회담에 편입, 핵시설 해체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었다. 물론 부시의 강경대응 정책으로 난관은 있었지만 남과 북이 특수한 관계를 인정한 속에서 민족내부의 협력사업이 진척되어 가고 있었으며 이는 6자회담에서도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 부시 또한 강경책의 효용성에 제동이 걸리고 북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선택을 하며 '대화와 타협'이라는 돌파구가 마련되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180도 달라졌다. 2년 반이나 중단되었던 핵실험은 다시 재개되었으며 남북합작사업은 퇴행의 길을 걷고 있다.

이런 변화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인가? 북한의 '무례와 위협'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지난 10년과 달라진 것은 남한 정부의 성격이다. 남과 북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이명박 정부의 탄생에 지금의 위기와 충돌이 시작되었다. 이명박 정부는 햇볕정책으로 대표되는 지난 10년간의 대북정책으로 얻은 성과 부정하고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을 채택했다. 그리고 '선비핵화 후경협'이라는 단계론적인 대북정책을 입안함으로써 '대화'가 아닌 '대결'을 길을 걷고 있다. 지난 시기의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린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북한의 불신의 정도는 매우 심각한 상황임에 분명하다.

이번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자세에서 이명박 정부의 입장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이 대한민국 국민의 입장에서 상식적이지 않은 선택이라면 이명박 정부의 'PSI전면참여' 선언도 상식적이지 않은 선택이다.

일단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이혼이라는 극단적 파국을 선택할 게 아니라면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봐야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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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은 수차례 PSI전면참여는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 제60조 제2항에 근거 '정전협정의 운용을 전부 또는 일부 정지시키기 위한 사유로서 원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고 주장하며 정전협정 준수 의무가 없음을 강조해왔다. 정전협정의 파기는 곧 전쟁상태를 의미한다.

울고싶은 북한을 향해 뺨 때리는 격으로 'PSI전면참여'라는 맞수를 놓음으로써 한반도는 94년 이후 최대의 위기 상황에 빠져버렸다.

자극에 무조건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신경세포의 분화가 덜된 하등생물의 생리적 현상이다. 고등동물은 다양한 학습과 분석을 통해 자극에 대해서 전략적 반응방식을 채택한다. 이명박 정부의 대응양식은 하등생물의 그것과 같다. 차분한 분석도 전략적 선택도 없다.

얼마 전 황석영 작가는 이명박 정부가 실용주의 정부라고 분석했다. 그 분석에 대해서 정말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북한의 개성공단 재계약 문제를 제기하자 개성공단 입주자들은 현재 억류된 개성공단 직원 유씨 문제와 분리대응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분리대응불가방침을 밝히며 그들의 非실용주의를 증명했다. 대화가 가능한 것부터 협상을 시작해 결과를 내면 그에 따른 긍정적 효과로 다른 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융통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단순무식하고 융통성 하나 없는 非실용주의 대북정책을 가진 이명박 정부와 일부 보수세력은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북핵저지라는 명분을 위해 국민 아니 민족의 목숨을 담보로 '전쟁'이라는 위험한 단추를 누르려고 하고 있다.

타국에 작전권 못 맡겨 안달 난 대한민국 장관과 의원들

더욱 황당한 것은 민족의 목숨을 담보로 한 도박을 벌이는 것도 모자라 또다시 자주국방을 포기하고 타국에게 '전시작전지휘권'을 넘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7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미국의 핵우산 보장과 전시작전통제권의 2012년 환수문제를 재검토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입을 맞춘 듯 일국의 외교와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들이 나서서 '전시작전권 이양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함을 인정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의 '미국의 핵우산 보장' 약속에 고무되어 한걸음 더 가 대한민국의 작전권을 되찾기도 전에 미국의 손에 다시 던져주지 못해 안달이 난 듯하다.

아니 이게 무슨 코미디인가? 국방부 장관이 자신이 작전지휘권을 갖는 것이 불안하니 미국의 사령관에게 맡기는 걸 검토하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가? 어떤 보도에는 예비역 장성들이 전작권 환수에 불안해 하고 있다고 한다.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으며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국방부가 자신을 믿지 못하겠다고 선언하고 있으니 도대체 대한민국 국민을 누굴 믿고 이 땅에 발붙이고 살 수 있다는 말인가?

휴전은 끝났다. 전쟁이 시작되었다. 너무 지나친 선동인가? 그렇지 않다. 정전협정 무효는 말 그대로 '휴지기 끝 전쟁 시작'을 의미한다.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아슬아슬한 도박을 하면서 자신도 자신을 믿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타국에 우리의 자위권을 갖다바치려 안달이 난 그들에게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무엇이 남아있을까? 지금의 상황으로만 보면 이번 PSI의 참여 결정은 남북평화협력의 길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국적 관점으로 남북관계 해결할 수 없어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는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며 자신들의 직무유기와 무능을 숨겨왔다. 이명박 정부의 무능한 대북대결정책은 어디에서 출발한 것일까?

근본적으로 반국적사고를 답습하며 대한민국과 민족공동발전에 대한 미래 비전의 부재가 초래한 결과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은 대륙으로 가는 길을 열어내는 것이며 이를 위해 남북민족공동체건설은 필수적인 사항이다. 그 성과를 부풀리며 일찍부터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는 자원외교도 결국 북한과의 관계 계선이 없으면 '공갈빵'처럼 알맹이 없는 홍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녹색정상에 녹색이 없듯 대북정책에 '북한'을 빼놓고 그 방향성을 정하고 있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 하에서 남북관계진전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또한 지난 민주정부의 성과를 전면부정하려는 조급증이 부른 결과다.
얼마전 MB는 신아시아외교구상을 발표하고 그 실천의 일환으로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와의 외교드라이브를 가동했다. 그 당시 MB는 '정상 간의 신뢰'를 강조하며 '말보다 행동'을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아시아의 정상을 만나서 강조되는 그 원칙이 북한을 상대로 한 대화에서는 부정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정상간의 합의를 부정함으로써 신뢰를 무너뜨리고 행동이 필요할 때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민주정부 10년 지우기'를 위한 선택이다. MB는 국민이 아니라 민족이 아니라 보수세력의 입맛에 맞추는 정파적인 선택을 했다. 그것이 MB를 신뢰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남북신뢰 갉아먹는 민주정부의 성과부정은 중단되어야

그런데 현시기 PSI참여가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의 국내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카드'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정치검사를 앞세우고 보수언론의 노골적인 선동을 이용한 이명박 정부의 '노무현 죽이기-참여정부 흔적지우기' 의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모두 무위로 돌아가버렸다. 국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등을 떠민 보이지 않는 손이 정치검찰과 이명박 정부라고 믿고 있다. 촛불을 넘어 제2의 6.10항쟁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서울광장도 닫고 있다. 그러나 예상을 넘어서는 추모물결에 정권의 위기를 예감하고 '화약고 같은 국민 여론'을 냉각시기 위해 '안보위기'를 불러들이려는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쫓아버릴 수 없다. 정권의 유지를 위해 '국민의 목숨마저 담보'로 위험한 줄타기를 하려는 의도가 조금이라도 밝혀진다면 국민들은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정권의 흔적을 지우는 방법은 지난 정권보다 더나은 정책과 비전을 보여주는 것 뿐이다.


 

Posted by 오렌지 걸

6자회담 왕따자처하는 '비핵개방3000'구상 폐기해야 한다!
-북미핵검증 합의와 북한의 테러지원국해제에 부쳐-

북한의 핵검증 범위에 대한 논란은 6자회담체제의 존속여부까지 불확실성으로 몰아가는 듯했다. 미국의 핵검증 범위가 내정간섭 수준을 넘어선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북한과 철저하고 강력한 핵검증 전에 테러지원국 해제는 없다는 미국 사이의 치열한 외교적 공방의 결과는 대부분 미국의 다음 정권에서 새로운 가닥이 잡히지 않을까 하는 분석이 대세였다.

이 과정에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10월 1일부터 3일간 핵검증 원칙을 논의하기 위해서 북한을 방문하였고 지난 10월 8일 전후로 북미간의 핵검증 방안 합의 및 테레지원국 해제 가능성이 점쳐졌다. 10월 12일 오전 0시. 납북자 처리 문제를 이유로 일본의 반대가 있었으나 결국 북미간의 핵검증 원칙의 합의 및 대북테러지원국 해제가 발표되었다.

이는 2005년의 ‘9.19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북핵폐기 3단계의 이행을 의미하는 것이다. 위 공동선언에서는 “1단계-핵시설 폐쇄단계, 2단계-핵시설 불능화단계, 3단계-북핵폐기단계‘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이후 몇단계의 회담과 합의를 거쳐 2008년 6월 북한이 핵신고서 제출에 따라 부시 미대통령은 ’북한의 테러지원국해제‘ 방침을 미 의회에 통보하였으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핵검증 범위에 대한 이견으로 극한 상황에 까지 이르렀으나 이번에 최종 합의, 테러지원국해제의 결과에 이른 것이다.

이번 북미간의 핵검증 합의는 그간의 핵심적 대립요소였던 핵검증과정에 대해서 미국은 단계적인 방법을 수용하여 6자회담의 재개와 함께 북한핵검증 착수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챙겼다. 북한은 북미관계 개선의 단초를 마련했으며 당장의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없겠지만 상징적이나마 북한의 국제사회로의 편입과 이후 그에 따른 경제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측면에서 상호 이해관계에 따라 접점을 찾게 된 것이다.

북미간의 핵검증 합의의 의미와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에서 분석기사를 내놓고 있으므로 첨언할 필요가 없으리라 본다.

중요한 것은 이번 '북미핵검증 합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북미핵검증 합의'는 원칙적으로 '8년 전으로 북미관계의 복귀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부터 8년 전, 클린턴 집권 하반기에 미국의 울브라이트 국무장관과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상호방문으로 북미관계의 획기적인 개선 가능성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해 말 민주당의 대선 패배로 부시정권이 집권함에 따라 북미관계는 다시 긴장관계로 전환, 긴장과 대화가 반복되었으며 북의 핵개발 시계는 단 1초도 늦추지 못한 채 (북한의 주장이긴 하지만) 이미 1차 핵실험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부시행정부의 강경기조와 핵문제를 인권 및 납북자 문제등과 연계하는 전술에 의해 당장 북미관계는 긴장일로를 걸어왔다. 잇단 외교적 실책과 함께 북미관계마저 성과 없이 집권을 마무리할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때 대한민국마저 부시정권의 대북정책과 맥을 같이 하는 정책을 폈다면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한 한반도 리스크의 강화로 환란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국민적 노력은 무색할 것이며 국가신인도에 매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다.)

결국 부시정권은 미대선 3주를 앞두고 북미관계를 '북미관계의 새로운 전환시점으로 평가되던 클린턴 집권 말기'로의 복귀시켰다.

이번 북미핵검증 합의와 테러지원국해제는 국가 간의 신뢰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다. 정권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기진행된 '국가 간의 합의'를 변경하거나 무력화 하려는 행위는 당사자 쌍방은 물론이고 국제평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보자.

이명박 정부는 부시정부의 초기 모습을 답습하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폄훼하며 최소한의 신뢰 기반인 정상회담의 공동선언마저 인정하지 않으려는 행태를 취해오고 있다.  

6.15공동선언은 한반도의 시급한 현안인 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평가와 함께 '비핵개방3000'이라는 대북구상 하에 '선비핵화 후경협'이라는 기조를 노골적으로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이 구상은 남북긴장을 부추기며 남북정상회담 성과의 무력화와 경제협력 축소, 민간통일 교류의 억압이라는 형태로 역사의 시계바늘을 10년 전으로 되돌리고 있다. 그것도 단 몇 개월 만에. 이명박 정부의 이와 같은 대북정책은 집권당인 한나라당에서 조차 수정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선비핵화 후교류협력' 기조 선택으로 6자회담 및 남북관계에서'남한'의 역할은 사라져 버렸다. 



 
결과적으로 이명박정부의 '비핵개방3000'이라는 구상은 ▸한반도의 평화안보지수의 하락을 초래 ▸핵검증 및 6자회담에서 남한역할의 축소로 인해 향후 남북관계의 주도권 상실 ▸남북긴장으로 인한 개성공단 등 경협 일정의 차질로 인한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반도 안보지수의 추락은 이미 '남북관계 개선 없는 자원외교, 공갈빵 외교'라는 글을 통해 밝힌바 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거부감과 함께 '통미봉남'정책을 펼쳐오던 북한으로서는 굳이 남한이 역할을 할 공간을 만들어 줄 필요성이 없다. 왜냐하면 북미관계개선을 위해서 남한이 한 역할이라곤 전혀 없으며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미국강경파의 요구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해왔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만 보더라도 이번 '북미 핵검증 합의와 테러지원국해제'가 곧바로 남북관계정상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더욱 희박하게 하는 근거다.

더욱 답답한 것은 남북 관계의 경색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출범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남북의 대화중단과 같은 경색국면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남북경협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3월 27일 남북경협협의사무소 당국자가 철수했지만 민간차원의 남북교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하게 현재의 결과가 아니라 지난 20년간 지속적인 남북교류협력의 결과에 따라 나타난 연속성일 뿐이다. 중요한 것으로 앞으로의 문제다. 이명박 정부의 남북정책이 실제로 드러나는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우선 1998년부터 2007년까지 최소 1,980억원의 경제적 이득과 2,0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한 금강산 관광 중단의 장기화는 이런 기반 자체가 해체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금강산에 투자한 중소기업 72개 업체는 투자금 100억원을 비롯 매월 고정비용 3~4억을 앉은 자리에서 날리고 있는 실정이다. 금강산 관광이 완전 중단될 경우 최소한의 투자비용도 건지지 못하게 될 실정이다.

특히 172개사가 분양받고 52개 업체가 공장을 짓고 있는 개성공단 1단계 2차분양 사업에 치명적인 장애가 되고 있다. 근로자 충원문제와 3통문제(통행, 통신, 통관) 문제 해결을 위해 당국자간의 시급한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것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그 피해는 안 그래도 힘든 중소기업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되어 있다. [세종연구소 10월 정세와 정책 '남북관계 경색의 경제적 비용' 참조]

<'퍼주기'논쟁을 촉발시키며 남북관계를 통해 실질적인 경제효과를 외면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

이명박 정부가 입만 벌리면 실용을 이야기 하지만 정작 실용은 없다. 대결을 부추길 것이 뻔한 이념적 논리만 가득한 채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려는 헛발질만이 보일 뿐이다.

검증은 끝났다. 
부시정권이 그러하듯 지난 8년을 돌아돌아 다시 8년 전으로 원점 복귀시킨 것처럼 이명박 정부 또한 10년 전으로 되돌리려는 과거회기적 남북정책은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 
'밥값 술값 다 내면서 인정 못 받는 왕따'의 모습이 다시 재개될 6자회담에서의 대한민국의 미래가 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시간이다.

남은 선택은 명확하다.

지금이라도 긴장을 부르는 '비핵개방3000'이라는 대북대결정책을 폐기하고 정말 실용적인 입장에서 국가적 이익의 관점에서 남북관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과거 10년에 대한 부정이 아닌 정당한 평가가 그 출발이 될 것이다. 


※ 2008년 10월 14일, 대륙으로 가는 길에 송고한 글입니다.
Posted by 오렌지 걸

오바마의 승리 예측으로 넘쳐나는 어제 아침의 기사들 속에 정말 뜬금없는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를 청와대에서 접견했다는 기사였다.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는 이번 미국대선에서 오바마에게 패배한 '매케인'의 경제고문이며, 2004년 대선 때는 같은 직함으로 조지 부시 대통령 후보를 위해 일했다고 한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역임했다. 한마디로 뼛속까지 친공화당인물이며 지금 미국을 세계의 조롱거리로 만든 신자유주의 전파자다. 특히 그는 감세와 규제완화를 골자로 하는 '레이거너믹스'의 대표적 이론가라고 한다. [경향신문 인용]

이 기사를 보면서 손석춘 교수의 블로깅 글 제목처럼 [이명박 대통령, 판단력 이상없나?]라는 질문을 곱씹어 보게 된다.

'오이밭에 가서 신발고쳐 신지 말고 배나무 아래서 갓 끈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작은 의심의 여지가 있는 곳에서 행동이 신중해야함을 경고하는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펠드스타인 교수를 만난 날은 오바마의 승리가 점쳐지는 미국 대선 바로 하루 전이었다. 그런 때 상대진영의 경제고문과 대통령이 직접 회동을 했다는 것은 '세계적 학자에게 고견을 듣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변명에 설득논리가 부족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펠드스타인 교수가 기조발제를 하는 '글로벌 인제포럼'에 참석해 인사말과 함께 이례적으로 기조연설까지 경청하고 자리를 떴다는 후속기사가 이어졌기 때문인다.

오바마 행정부와의 협력적 관계 형성을 위해 외교의 첫단추를 새롭게 꿸 준비와 함께 지금까지보다 더 신중하게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할 시기에 자칫 미 대선에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를 암묵적으로 지지한 것이 아닌가하는 오해를 빚을 수 있는 경박한 행동을 한 것이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적 무능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4강 외교에서 요란한 잔치상에 먹을 것 없는 무실용 외교의 극치를 보여주더니 이제 미국과의 관계에서는 초반부터 대통령이 나서서 초를 친 것이다.

물론 그를 만난 이유는 분명하다.

시장과 국민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불신 강만수 장관'을 놓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와 같다. 감세와 규제완화라는 자신의 경제정책을 밀어붙이고자 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속내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한 가지만 묻고 싶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 대해 '둘이 서로 지향하는 비전이 같기 때문에 한미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출처-한겨례신문 만평 >

도대체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 사이에 같은 비전이란 게 어떤 건지 속시원하게 하나만이라도 분명하게 답해보라.

부자감세를 밀어붙이는 이명박 대통령 VS 부자증세를 공약한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규제완화를 위해 '작은 정부'가 필요하다는 이명박 대통령과 고삐풀린 시장에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큰 정부'를 공약한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북한과 대화를 거부하고 대결을 선택한 이명박 대통령과 북한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만남을 서두르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도대체 어느 것 하나 그 같다는 구석을 찾을 수 없다.

그래도 우기겠지. 발가락 다섯 개라는 게 꼭 닮았다며.

대통령의 무능외교 행태를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외교안보수석의 능력도 함께 의심할 수밖에 없다.

오바마 시대에 한미관계가 걱정스럽다.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 2008년 11월 6일, 대륙으로 가는 길에 송고한 글입니다.

Posted by 오렌지 걸

지난 9월 28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된 이명박 대통령의 첫 러시아 방문은 이명박 식 4강 외교의 완성이자 자원외교측면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이명박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한러관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2015년 이후 북한을 경유한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 ▸ 극동시베리아 지역 개발에 한국기업 참여 등 10개 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다소나마 지지부진한 지지율의 상승을 이끌어 냈다.

이에 그칠세라 정부와 여당은 이번 결과에 대해 러시아와의 획기적 진전이라느니, 4강 외교의 대성과라는 식의 장밋빛 평가와 함께 경제위기 극복과 남북관계 개선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론 이 모든 합의가 합의된 대로 진행이 된다면 당연히 이는 획기적 전진이며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다. 한반도의 주변정세는 급변하게 될 것이며 남북관계는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진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와 여당의 러시아 방문 성과에 대한 장밋빛 분석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

우선 상반기 동안의 3강 외교의 현재적 상황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지난 4월 방미를 통해 한미 FTA의 연내 비준을 협의했지만 선물로 내준 쇠고기 협상파동만 일으켰을 뿐 한미FTA의 연내 비준은 차치하고 미국의 금융위기로 인한 여파가 실물경제의 위기로 확대될 조짐이 보이면서 대선이후에도 의회의 비준에 대한 장담을 할 수 없다는 게 미국 내 경제전문지의 분석이다.

연이은 중국과의 방문에서도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은 문서에서만 존재할 뿐 실질적인 개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던 일본과의 실용외교도 '독도 교과서' 파문으로 뒤통수를 맞은 후 양국의 긴장은 외교적 관계를 넘어선 반일 감정으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와중에 발생한 푸틴 총리의 지각 등장과 양국 간 공공조달협력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하였을 때, 러시아 크레파치 차관의 서명식 30분 전 일방적인 불참 통보 전화 등 러시아에서의 외교적 결례는 다시한번 지난 3강과의 '공갈빵 외교'를 답습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되는 자원외교의 성과는 더욱 미래가 불투명하다.

시베리아대륙횡단철도와 한반도종단철도의 연결, 이를 통해 북한을 경유한 천연가스의 국내도입이라는 소위 '북방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 합의된 것은 아니다. 이미 수 십 년 전부터 기획되었고 참여정부 시절에도 가스공급과 관련된 협의가 이루어진 바 있다.


[TSR-시베리아대륙횡단철도]



[남북의 경원선 조기 개통과 TSR/TCR 연결을 통해 대륙경제시대를 열 수 있다.]

시베리아대륙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의 연결, 그리고 남북철도를 연결하여 현재의 섬과 같은 한반도를 대륙과 연결하는 거대 프로젝트임에는 분명하다. 동북아 경제허브로서 대륙경제시대를 열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하게 계산한 산술적 경제 효과만 보더라도 부산에서 독일 함부르크까지 배로 운송하면 기간은 한 달, 비용은 1 TEU( 20feet 컨테이너)당 2,300달러지만, TSR(시베리아횡단철도)로 가면 기간은 2주, 비용은 1,000달러 선에 불과하다. 운송시간과 비용 모두 절반 선으로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에게 부족한 에너지를 직접적이고 상시적으로 끌어 사용할 수 있다는 측면과 함께 엄청난 물류비용을 줄임으로써 대한민국은 고립이 아닌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열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꿈과 같은 프로젝트의 실행을 반대하거나 그 의미 자체를 폄훼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불신의 이유는 이 프로젝트의 합의와 실행에 가장 중요한 '북한의 협력'이 빠졌다는 것이다. 이것이 결국 이번 합의가 장미빛 춘몽이며 국내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곤경에 처한 이명박 정부가 언론호도용으로 일시적이나마 가려 보려는 의도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TSR을 통한 천연가스의 도입이 실행되려면 그 전제조건은 북한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이 프로젝트가 실행되기만 하면 북한에 엄청난 경제적 이익이 보장되는 만큼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언제든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의 외교전략이 단순하게 경제적 이익 최우선주의가 아닌 체제보장 기반 하에서의 점진적 개방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남북관계경색의 주범으로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을 지목하고 있는 현 상황으로 볼 때 이는 너무 순진하거나 아니면 무식한 발상으로밖에 평가할 수 없다.

이런 중에 북한과의 사전 동의도 없는 '북한 경유 천연가스' 도입이라는 프로젝트를 공언하고 나선 것은 이명박 정부의 외교적 성과라는 것이 결국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경색된 남북관계에서 일방통행적 행태를 보임으로써 북한의 반발을 살 가능성도 농후하다.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우리는 남북 간 정치, 경제, 인도적인 접촉이 계속됐으면 하고 특히 2000년, 2007년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이행되기를 바란다"

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주문했다. 이것은 '2015년 철도를 통한 천연가스 도입' 문제 해결의 핵심이 남북관계임을 명확히 한 것이다.

남북 관계 개선없이 '2015년 천연가스도입'은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지금 현재까지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행보로 보면 이번 러시아 성과는 또 하나의 합의문으로 남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정말 맛있어 보이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한반도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 가장 중요한 시기는 왔으나 대북문제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의 이중적 태도가 가장 중요한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 것이다.

외교적 술사로 남북관계의 개선과 김정일 위원장의 면담 가능성을 흘리면서 국내에서는 철저하게 반통일적이며 남북관계 훼손의 길을 걷고 있다.

'비핵․개방3000'으로 요약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현재 남북 관계를 가로막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 정부의 남북대화 성과를 전면부정하고 해체하려는 의도는 더욱 노골적이다.

2000년,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발표한 6.15선언과 10.4선언을 폄훼하며 이를 이행하기 위한 실무회담은 완전히 중단된 상태이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10.4 선언 1주년 기념 행사장의 불참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의지가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지난 10년 간의 대북성과에 대해 '퍼주기' 논란을 일으키며 모든 지원은 중단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추진되어온 남북민간교류에 대해서도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구성 및 고무찬양죄 등을 들어 단체 실무자를 구속하기에 이르렀다.

더욱 유치한 단면은 10.4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문 초안을 작성한 통일부의 실무자를 대기발령한 후 보직을 주지 않아 끝내 사직서를 제출하게 만든 일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어떤 형태로 이끌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보여주는 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삼성경제연구소가 2005년부터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 등 전문가 40여명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발표해온 한반도안보지수의 이번 3분기조사결과 발표 내용은 현재의 남북긴장이 누구로 인해 촉발되고 있는지 더욱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2008년 9월 발표, KPSI설문조사 결과. 지수가 낮을수록 위험적 요소 큼]


조사결과에 의하면 한반도안보지수는 2006년 하반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점 이후 가장 낮은 결과가 나왔다. 향후의 개선여부도 불투명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이번 조사에는 '북미관계진전정도'에 대한 지수가 '64.93'인데 반해 '남북한 당국 간 관계'는 26.39로 가장 비관적인 결과로 나타나 있다. 더불어 이런 결과에서 한국변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아무리 외국 간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개선과 대북지원 천명 등을 외치며 다자외교의 성과를 부풀리려고 해도 그 실천의지에 대한 불신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으며 신뢰상실은 한반도 리스크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에 한반도안보지수의 저평가는 한반도의 경제여건이 더욱 어려워 질 수 밖에 없음을 예견하게 한다.

한반도 '르네상스 프로젝트'든 '북방프로젝트'든 아니 이름이 무엇이어도 좋다. 섬이 아닌 동북아 경제 허브로 부상할 수 있는 객관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미 대선 후 역동적으로 형성될 국제관계에서 새로운 형태의 고립으로 치닫게 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10년 간의 햇볕정책과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공동성명을 헌 폐지처럼 취급하려는 청산주의적 대북정책을 포기하고 진정한 화해와 협력, 평화의 길로 나서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의 이중생활은 중단해야 한다. 말로는 화해, 교류협력강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는 허풍을 떨지만 실제로 모든 대화통로는 중단하고 있으며 그나마 열려있던 민간교류마저 국가보안법으로 가로막는 태도로는 지금의 문제를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일국의 다중인격적인 태도는 국가신인도에도 매우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도 이명박 정부의 이중적 대북정책의 폐기가 필요한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 2008년 10월 10일, 대륙으로 가는 길에 송고한 글입니다.

Posted by 오렌지 걸
부시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초기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북한 고립과 대결정책이었으나 공화당의 중간선거 참패로 변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결국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발표와 단계별 핵검증 및 행동대행동 원칙'을 합의, 지난 8년간의 대북정책 실패를 선언하게 되었다.

물론 강경파의 반발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일방적인 고립화 정책으로 북핵 폐기를 위해 한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는 사실을 '8년'만에 인정한 것이다.

앞으로 버락 오바마의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은 현상황에서 북미관계는 더욱 가속도가 붙으며 '부시정권 하의 잃어버린 8년'을 메워나가게 될 것이다.

2008년 10월 한반도의 남쪽, 대한민국!

미국이 '잃어버린 8년'을 복구하는 새로운 프로젝트 착수에 들어간 지금의 정세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남북관계의 성과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함께 정경분리하에 진행되었던 다양한 교류협력사업 또한 '퍼주기'라는 인식 속에 위축되고 있다.

이런 일련의 흐름에는 기본적으로 부시정권의 초기 대북인식과 마찬가지로

'북한은 여전히 주적이다'

라는 이명박정부의 인식에 기초한 것이다. 부시정권이 추진했다가 불합격처리된 정책을 가져다가 '실용'이라는 두루뭉술한 외피를 씌워서 재활용한 것이 바로 '비핵개방3000'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8개월간의 대북정책의 변화는 불가피하고 더 이상 변화를 지연해서도 안된다.

무엇보다 달라지는 주변정세에 맞춰 가장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이다. 지금까지와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는 '오바마 정권'이 들어서게 될 경우 자칫 남북관계의 불협화음이 대미외교의 불협화음으로 이어질 개연성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김영삼 정부 시절에 클린턴행정부와 겪게 된 갈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더불어 정부의 책임방관으로 남북 모두의 피해를 초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변화가 필요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다. 개성공단 사업이나 기타 남북교류협력 사업에 경보음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인 피해로 노출되고 있어 대북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은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전세계적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건만 지척에 있는 남한은 곳간을 걸어 잠그고 지원을 위해 비축해 둔 자금의 1/10도 채 사용하지 않은 채 팔짱을 끼고 있다. 북한 내부의 인권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북한 주민의 인권'에 몰라라하는 남한 정부라는 이미지는 국제관계에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역할을 더 높이는데 '장애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렇듯 대한민국의 외교적 고립을 불러 올 수 있는 현재의 남북관계를 돌리기 위해 지난 8개월간의 냉정한 평가와 '실사구시'적인 대응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첫째, '비핵개방3000'으로 대표되는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와 '미국의 민주당'집권 하에서 어떤한 실천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검토가 시급하다.

한반도의 비핵화는 매우 중요한 목표다. 대결과 긴장이 유효한 한반도에 치명적인 살상무기인 핵무기의 존재를 바라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에너지부족과 북미관계에서의 외교적 협상력, 나아가 막강한 군사력에 대한 유혹이라는 이유는 북한이 핵에 대한 욕심을 가질 여지가 충분하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선택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전략은 남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다.

인질극을 벌이며 초강경수를 두고 있는 범죄자에 대해서도 강온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는 것은 기본이다. 강력한 무력을 보여주며 '범죄는 성공할 수 없으며 도망따윈 생각하지 마라'는 경고 그리고 '니고시에이터'를 통해 대화를 시도하며 그의 극단적 선택보다 더 나은 방향을 제안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지금 이명박정부의 정책에서는 바로 '무력'은 있으나 '니고시에이터'가 없다. 경직된 전술밖에 없는 전략은 실패를 부른 지름길이다. 남북관계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핵을 포기하고 개방을 자연스럽게 이끌 수 있는 '니고시에이터' 혹은 유연한 협상력다.

둘째, 신뢰 기반을 쌓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선언'이 필요하다.

정상과의 합의마저 휴지조각처럼 취급한다면 실무자간 협의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존중과 함께 이행의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 이 선언은 앞서 말했듯 남북간의 최고책임자인 정상 간의 대화의 결과물이다. 이에 대한 부정은 결국 대한민국의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세계적인 관례를 따지지 않더라도 6자회담의 회원국들 또한 위 선언에 대한 실천을 촉구하고 있는 것은 신뢰의 중요성과 함께 북한의 핵문제 해결에 점진적인 남북관계의 개선이 필요충분조건임을 확인하는 것이다.

지난 쇠고기 파동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바람에 '국가 신인도 추락 문제를 들어 끝내 재협상 불가' 방침을 밀어 부쳤다. 국제관계에서의 신뢰문제가 중요하다는 논리는 어느 정도 설득력을 발휘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왜 남북관계에 대해서만 '신뢰'라는 핵심적 요소는 항상 뒷전으로 밀리는가?

적어도 상대에게 위협이 아닌 대화할 준비가 되었다는 최소한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외교안보 책임자의 신중한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시기다.

결과적으로 지난 8개월은 남북 경색국면이었으며 '중대결단 검토'라는 강수까지 뽑아든 북한의 대응자세만 보더라도 남북관계는 불확실성의 나락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 그런 중에 앞뒤꼬리 다 자르고 정상회담을 제안한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의 건강에 관심을 가질수록 버릇만 나빠진다'는 이상희 국방장관의 발언 그리고 정두언 의원 등의 방북추진좌절은 도대체 이 정부에 '대북전략'이란 게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좌충우돌 하고 있다.


유명환 외교부장관은 국감장에서 '대북제재가 복원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하는 등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모든 실무자의 발언을 조절,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외교안보라인에서 신뢰의 언어로 접근하는 것은 가장 기본이다. 작은 실기가 엄청난 파행으로 이어지는 일에 대해서는 분명한 책임 추궁도 뒤따라야 할 부분이다. 실제로 북은 남에 '남북관계에 대한 중대결정'을 경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자의든 타의든 대한민국은 '대륙으로 갈 것인가' '섬으로 남을 것인가'하는 기로에 서 있다. 급변하는 정세에 철저한 준비와 '실사구시'적 대응전략으로 새로운 비전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남북관계는 지금 어느 때보다 위기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자주 쓰는 표현처럼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 새로운 선택은 러시아 정상회담의 성과를 직접적으로 챙기고 나아가 동북아의 중심이자, 대륙으로 나아갈 단초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협력해야만 할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한 우리는 '대한민국 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 2008년 10월 24일, 대륙으로 가는 길 블로그에 송고한 글입니다.

Posted by 오렌지 걸